자작시향기
새학기
타리.
2007. 6. 10. 15:39
새학기
봄빛 몰고 들어온
마흔 두 명의 아기 오리 닮은 새내기들
부드러운 부리를 내밀고
연신 물장난에
교실이 환하다
초롱초롱한 눈망울은
용광로 쇳물을 부어낸 듯
맑고 푸름이
홍도 앞바다의
몽돌이다
3교시 쉬는 시간
“선생님, 화장실 창문으로 비둘기가
들어왔는데요. “
당번 두 명이 헐떡이며 달려와
어쩔 줄을 모른다
하오 4시
뿔뿔이 둥지를 찾아가고
무심한 달력만
쓸쓸히 지키는 교실
창밖 정원에 몸 흔드는
산수유 노란 꽃물결들
사랑스런 아이들 얼굴 되어
일렁거린다
*문학바탕 2007년 5월호 발표*